햇빛

초딩 1학년땐가

엄마 몰라 콩 하나를 가져다가

물을 주고 키워서 짜잔 놀래켜 줘야지 하면서

책상 밑에 숨겨 놓고 물을 고이고이 줬었다

필수 요소인 햇빛도 없이 그 놈은 무럭무럭 잘 자라다가

콩알이 반쪽으로 쪼개지면서 수명을 다했더랬지

그리고 나중에 햇빛이 꼭 필요하다는 걸 배우면서

무릎을 탁! 쳤었는데


지금 난 뭘 모르고 있는 것일까

무언가가 결정되면 이번엔 머리를 탁! 칠 수 있을까

세상엔 시간이 지나면 해결해 줄 일들로 넘쳐나는데

시간이 빠르게 가지 않는다며

내 마음이 무덤덤해지지 않는다며 화를 내고 있다


여담이지만

그래도 한가지 확실한 건

시간이 지나서 내 마음이 무덤덤해질지언정

네년의 이기적인 행동이 잘못한 것에서 잘한 것으로 변하는 건 아니다

by teaa | 2011/10/30 23:08 | ㄴteaa | 트랙백 | 덧글(0)

검은 집

심란한 마음을 애써 숨으로 뱉어내고 시선을 계속 한 곳에 고정시켜 흐려놓고 생각이 어떤지 자각도 못 할 정도로 흘러가게 놔두며, 버스를 타고 집으로 향한다. 느지막한 시간에 문을 열어 검은 집으로 들어간다. 아빠는 외국에, 엄마는 찜질방에, 동생을 놀러- 안그래도 검은 마음, 검은 집으로 들어가며 머리마저 검게 물들여 이젠 생각이 멈춰버렸다.

괜히 볼 것도 없는 TV를 틀어, 괜히 관심도 없었던 연예인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멍하니 바라보다, 깔깔대기만 하는 흡사 조증기를 보이는 연예인이 흘리는 눈물을 보고 괜히 나도 운다. 글썽이는 정도로 스스로 시원하지 못해, 얼마전 '다시 읽어야지' 생각했던 소설을 미간 찌푸리며 읽고서는 펑펑 운다. 죄책감에 울고, 미안해서 울고, 분해서 울고, 그냥 운다.

분명 자야하는데, 금요일'이란 이름이 아쉬워 계속 눈을 뜬다. 마시지도 못하는 커피 한시간만에 뚝딱 마셔버린 탓에 머리는 아프고 심장은 뛰고 속은 울렁거린다. 뭐, 한편으로는 애써 커피탓으로 돌리는 것도 있다. 그래야 좀 덜 분할 것 같아서.

'그래도 차라리 그렇게 말해주는 게 고맙지 않냐? 난 그러면 정이 뚝 떨어지더라. 그래서 나도 같이 싫어져. 괜히 분하잖아. 나는 멀쩡한데. 지가 뭐라고.'

이렇게 말했던 고등학교/대학교 선배의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간다. 역시 사람은 경험을 해봐야 이해할 수 있는거야.


스캐너 하나 살까, 글이나 쓰게.
정말 글씨나 좀 써볼까.

by teaa | 2011/10/29 01:23 | any | 트랙백 | 덧글(0)

destiny

그때,
그 말을 들었던
네 마음도 그랬을까
그래서 나를 말없이 꼭 안았던 걸까

마음은 당신과 함께 걷고 싶은데
운명은 옆자리가 당신이 아니라하네

부정을 전달했을 때 네 마음과
혹은 그 반대의 두려움과 분노
내게 다가올 감정의 폭풍이

모두 아프고 아리고 슬프다

그 운명을 거슬러,
계속 손을 잡고 갈 수는 없을까
그냥 행복할 수는 없을까

너무 사랑해서 드는 큰 걱정

by teaa | 2010/09/23 22:26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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